-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5/07/13 10:04:11수정됨
Name   에메트셀크
Subject   밀레니엄 시리즈 1부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감상
재밌다.
흡입력이 엄청난 소설이다.
장편소설임에도 지루한 구간 없이 몰입해서 읽은 건 오랜만이다.


이 작품은 총 3부작 시리즈 중 1부인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에 해당한다.

부도덕한 기업에 대한 기사를 썼다가 법정 싸움에서 패소한 기자 '미카엘 블롬크비스트'은
그 일로 인해 경제적 궁지에 몰리게 된다.
그러던 중, 대기업 가문인 방예르 가문에 얽힌 미스터리를 풀어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그 미스터리는 수십 년 전 실종된 한 소녀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었다.
조사를 진행하던 미카엘은 해커 '리스베트 살란데르'와 만나 함께 사건을 추적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스웨덴 대기업 가문인 방예르 가문의 추악한 진실이 드러나고
커져가는 위험 속에서 진실에 다가서며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여기까지가 1부의 이야기다.

이 소설을 읽게 된 계기는 작품 그 자체보다는 작가인 '스티그 라르손'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그는 스웨덴의 언론인이자 반극우운동가로 뜻이 통하는 친구들과 expo라는 잡지를 공동으로 창간했다. ( https://expo.se/ )
그가 평생에 걸쳐서 인종주의자, 극우주의자와 싸웠던 내용을 밀레니엄 시리즈에 녹여낸 듯 하다.
하지만 그는 정작 자신의 책이 출간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3부까지의 원고를 출판사에 제출한 후 2004년 50세의 나이로 갑작스럽게 심장마비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소설을 읽어보면 소설의 양대 주인공 중 한명인 '미카엘 블롬크비스트'는 작가의 오너캐(자전적 캐릭터)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서 보면 '리스베트 살란데르'도 작가의 오너캐 같다.

살다보니 어느 순간 깨달은게 있는데, '실제의 나'와 '되고자 하는 나'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다.
아마도 '미카엘 블롬크비스트'는 작가가 생각하는 '실제의 나'이고
'리스베트 살란데르'는 '되고자 하는 나'였던 것 같다.

작가는 15살 때 소녀가 윤간 당하는 것을 목격했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며칠 후 죄책감이 시달린 15살의 작가는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했지만 피해자는 그것을 거부했다.
그 소녀의 이름이 리스베트였고, 그 이름이 훗날 밀레니엄 시리즈의 '리스베트 살란데르'의 이름이 된다.
( https://abcnews.go.com/Entertainment/stieg-larsson-guilt-gang-rape-lisbeth-fueled-millennium/story?id=11324859&utm_source=chatgpt.com )

'리스베트 살란데르'는 작품 속에서 사회 시스템을 신뢰하지 않고, 법 위에 존재하는 자신만의 윤리를 지닌 채 법을 초월한 행동력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행동하지 못했던 과거에 대한 후회와 기자로서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했던 작가가 꿈꾼 '되고자 하는 나'가 바로 '리스베트 살란데르'인것이다.


작가의 숨은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책 자체가 워낙 재미있어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단 3부까지만.

작가 사후에도 씁쓸한 뒷이야기가 있다.
생전에 사이가 좋지 않았던 작가의 아버지와 형제가 밀레니엄 시리즈의 법적 판권을 소유하게 되었고, 이들은 다른 작가를 고용해 4부, 5부, 6부를 출간했다.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5503 정치선거에 이기는 방법은? 5 닭장군 25/06/08 2410 4
    14799 음악[팝송] 원리퍼블릭 새 앨범 "Artificial Paradise" 김치찌개 24/07/21 2416 0
    15094 일상/생각아빠는 딸바보가 될수 밖에 없어요 ㅎㅎ 5 큐리스 24/12/06 2417 6
    14893 일상/생각오늘의 저녁메뉴는 후니112 24/09/03 2420 0
    15421 일상/생각옛생각에 저도 suno로 하나 만들어봤어요. 1 큐리스 25/05/02 2420 0
    14905 음악[팝송] 오늘의 음악 "오아시스" 2 김치찌개 24/09/08 2422 1
    15747 역사트럼프 FBI 전 국장 제임스 코미를 기소하다. - 코미는 왜 힐러리를 죽였을까? 11 코리몬테아스 25/09/26 2422 10
    14875 일상/생각신기한 기네스 기록 2탄 후니112 24/08/28 2423 0
    15609 도서/문학밀레니엄 시리즈 1부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감상 4 에메트셀크 25/07/13 2424 0
    14886 일상/생각당근 케이크가 유명한 곳 또 있나요? 후니112 24/09/01 2429 0
    15246 의료/건강[정보/뉴스] OAI 직원 암진단 후기 트위터 스레드 번역 7 공기반술이반 25/02/05 2430 0
    15744 일상/생각'영포티'는 왜 영포티들을 긁지 못하는가? 17 호미밭의파스꾼 25/09/26 2430 1
    15454 기타쳇가씨 꼬드겨서 출산장려 반대하는 글 쓰게 만들기 2 알료사 25/05/22 2433 0
    15337 일상/생각평범한 동네 이야기 4 nm막장 25/03/24 2434 7
    15420 정치양비론이 가소로워진 시대 1 meson 25/05/01 2435 11
    14903 일상/생각오늘의 저녁 메뉴는 후니112 24/09/07 2437 0
    14675 게임[LOL] 5월 14일 화요일 오늘의 일정 1 발그레 아이네꼬 24/05/13 2438 0
    15272 일상/생각다큐 추천 [해장] whenyouinRome... 25/02/18 2440 1
    15653 일상/생각그게 뭔데 씹덕아 2 사슴도치 25/08/06 2440 10
    15533 일상/생각읽었다는 증거, 말하지 못한 말 – 응답의 심리와 소통의 변질 9 사슴도치 25/06/19 2441 18
    15245 일상/생각학원에서 이제온 아들 늦은저녁 차려줬습니다. 5 큐리스 25/02/04 2442 8
    15627 사회서구 지식인의 통제를 벗어난 다양성의 시대 3 카르스 25/07/19 2442 5
    15344 경제[의료법인 회생절차 가이드(1)] 요양급여 및 본인부담금 채권 압류해제 어떻게 해야할까? 1 김비버 25/03/28 2445 3
    15490 정치대선 결과 소회 9 사슴도치 25/06/04 2445 10
    15056 오프모임23일 토요일 14시 잠실 보드게임, 한잔 모임 오실 분? 4 트린 24/11/20 2448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