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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 | 26/05/12 15:04:28 |
| Name | 루루얍 |
| Subject | 우리는 진심에 너무 엄격한 것은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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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우리가 대 혐오의 시대에 살고있다고 "착각"을 해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디씨와 같은 익명 커뮤니티에서의 발화가 진심을 담고있다고, 취중진담처럼 기저에 있는 것이 진심이다 라고 얘기들 해오지 않았습니까. 그냥 뇌에 필터링 없이 나가는 것이 진짜다, 교육받은 것 아니고 무의식에 있는 것이 진짜이고, 술 취해서 하는 게 진짜고, 교육받아서 우리가 자제하는 것은 가짜다 이렇게 말입니다. 에 그니까, 제 얘기를 한번 해보겠습니다. 저도 일하면서 회의하다 보면 저 새끼 아갈창 한번 시원하게 갈기면 좋겠네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단 말이죠. 근데 말입니다. 그게 별 거 아니고 그냥 집에 와서 와이프랑 오늘 그 새끼가 하고 욕하면서 하하 쓰레기 같은 놈이네 하하호호 하고 얘기나 좀 하다 보면 대충 휘발되는 그런 생각이란 말입니다. 그렇다면, 그 상대방에게 뎀프시롤을 갈기는 저의 모습은 과연 저의 진심일까요. 예를들어 그 마음은 진심을 내포할 수 있습니다. 그냥 "아 저 멍청한 놈 짜증난다"라는, 적당히 그런 진심의 방향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죠. 근데 그 사람도 뭐 결국 일일 뿐이지 않겠습니까. 그게 그 사람이 실제 저한테 턱주가리를 맞아야 할 사유가 되지 못하는 것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냥, 그 때 그런 생각이 들었을 뿐이고 겨우 몇 분만 지나도 일보에 빙의한 제 모습은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적당한 짜증만 남게 되는 거지요. 그게 꼭 사회생활이나 규범, 제가 입어야 할 손해나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저의 기저에 깔린 양심이나 기저 자체도 그런 일 따위로 누군가에게 찹을 날리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거지요. 네 그러니까, 그냥, 그때 화가 나서 그것을 머릿속에 떠올렸을 뿐 딱히 제 범의가 진심까진 아니라고 저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그 자리에서 너무 화가 나서 저의 양심이나 규범, 직업의 상실까지 모조리 감안하고 실제로 폭행에 이르기까지는 너무나도 많은 벽이 있고, 따라서 실제 일어나지도 않을 일인데 제가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 만으로 그것이 저의 진심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그럼 다시 생각을 해 봅시다. 제가 이 일화를 이렇게 휘발시키지 않고 그 자리에서 타임라인에 썼다고 치겠습니다. 지금 회의중인데 상대가 너무 답답하게 굴어서 진짜 초풍 마렵다, 뭐 대충 이렇게요. 이것은, 진심일까요? 우리가 각종 커뮤니티에서 보는 흉흉한 글들은 이것과 얼마나 다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어떤 혐오렉카글을 봤다고 합시다. 그러면 거기에 많은 사람들이 같이 욕을 합니다. 혐오의 대상이 되는 타겟을 상대로, 렉카들이 원하는 만큼 댓글러스트 추천러스트를 채워주는 행위를 하지요. 근데, 그것은 그들의 기저에 깔린 진심일까요 아니면 혐오렉카의 설계에 따라 그냥, 화가 난 것을 거기에 휘발하지 않고 표출한 것에 지나지 않을까요. 아 물론, 혐오에 절여져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물론 꽤 있겠지요. 근데 커뮤니티에서 별 생각 없이 대충 글을 배설하고 나오는 사람들이 과연 그럴 확률이 얼마나 될까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게 다 "진심"이냐고 하는 겁니다. 우리는 왜, 항상 무의식이 진심이고 권력을 잡으면 본성이 드러난다, 잘 되면 본성이 드러난다 하는 식으로, 마치 우리는 다 쓰레기들인데 사회 규범으로 참고 지내는 것 처럼 그렇게 얘기하는 습관이 있지 않습니까. 예를들어 말입니다, 아침에 출근하다가 시비가 붙어서 창문을 내리고 욕 한사바리 박았다고 칩시다. 그러고 후회하는 사람도 있지 않겠습니까. 누군가는 그러고 나면 다시는 그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 무엇이 본성일까요. 그래서 저는 얘기하겠습니다. 커뮤니티에서 진심을 과하게 찾지 말자 하고요. 무엇이 진심인지는 그냥 그때의 휘발적인 감정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떻게 행동하는지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거죠. 우리는 대형 익명 커뮤니티에서 그때그때 배설하는 것을 보면서 세상은 혐오로 가득 차 있다고 믿을 필요가 있냐는 겁니다. 정화조 구경하면서 역시 세상은 똥통이다 하고 믿을 필요가 있냐는 것입니다. 성선설을 얘기하자는 게 아닙니다. 우리가 굳이, 대부분의 경우 제정신으로 살아가는 우리가, 제정신인 우리가 하는 행위에 그렇게 낮은 가중치를 줘서 무엇하냐는 거지요. 요즘엔 인간을 극한으로 몰아붙인 다음에 그 때 나오는 것만이 우리의 진심이고 우리는 본질적으로 쓰레기라고 몰아붙이는 이야기들이 많은 비판을 받습니다. 마찬가지로 그저 잠깐 드는 감정의 기록에 대해 우리가 굳이 그것들이 진짜다 라고 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그것만 보인다면 모를까, 아닌 것도 눈에 많이 보이는데요. 대 혐오의 시대라는 것도, 그냥 혐오가 눈에 많이 보이는 시대지, 정말 우리는 모두가 혐오에 불타는 사람들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 Cascade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26-05-26 13:11)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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