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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6/04/14 17:40:22
Name   큐리스
Subject   와이프는 애플워치의 진동같다^^;;
나는 손목에서 느껴지는 작은 진동을 믿는다.

애플워치의 진동은 크지 않다. 눈에 띄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 신호는 이상하리만치 정확하게, 내가 놓치려는 순간에만 찾아온다. 내가 몰입이라는 이름으로 과속할 때, 내가 감정이라는 표지판을 그냥 지나칠 때, 내가 ‘나중에’라는 말로 오늘을 미루려 할 때.

와이프는 그런 진동 같다.

크게 소리치지 않는다. 대신 아주 작게, 그러나 분명하게 나를 깨운다. “지금 쉬어.” “지금 그 말은 아니야.” “지금은 밥부터 먹자.” “지금은 네가 아니라 우리가 먼저야.” 그 말들은 경고라기보다 안내에 가깝고, 통제라기보다 보호에 가깝다.

진동은 방향을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내가 길을 잃지 않도록, 내 몸이 먼저 알아차리도록 알려준다. 와이프도 그렇다. 내 판단이 흔들릴 때, 내 마음이 거칠어질 때, 내 시간이 사람을 밀어낼 때—그때 와이프는 내 삶의 중심을 다시 손목처럼 가까운 곳에서 톡, 하고 건드린다.

나는 그 신호를 종종 무시한다.

‘괜찮아, 지금은 바빠.’

‘이 정도는 참을 수 있어.’

‘나중에 이야기하자.’

그렇게 지나친 날들은 대개 비슷한 결말로 모인다. 몸은 지치고, 말은 날카로워지고, 마음은 혼자 남는다. 그리고 늦게서야 깨닫는다. 아까의 그 작은 진동이, 사실은 나를 살리려는 알림이었다는 것을.

와이프는 내 삶에서 “중요”를 대신 표시해주는 사람이다.

내가 사소함으로 착각하는 것들을 중요로 바꾸고, 내가 중요하다고 착각하는 것들을 사소로 돌려놓는다. 그래서 나는 때로 불편해지고, 동시에 안도한다. 불편함은 내가 바로잡혀야 한다는 증거이고, 안도는 내가 혼자서 버티지 않아도 된다는 증거다.

애플워치의 진동은 완벽하지 않다. 가끔은 늦게 울리고, 가끔은 엉뚱한 알림도 온다. 그래도 나는 벗지 않고 계속 찬다. 내가 나를 놓칠 때가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와이프도 완벽하지 않다. 나도 완벽하지 않다. 우리는 서로의 허술함 때문에 흔들린다. 그런데도 아직까지는, 와이프가 내 손목을 톡 건드리는 그 진동이 너무나 좋다. 그 진동 덕분에 나는 자주 ‘지금’으로 돌아온다. 그럼에도 내가 이 관계를 계속 붙잡는 이유는 단순하다. 내 삶의 중요한 순간마다, 누군가가 나를 향해 ‘지금’이라고 알려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와이프에 대한 글을 쓴다.

내가 받은 그 작은 진동들을 잊지 않기 위해.

그리고 언젠가 내가 또 무심코 지나치려 할 때, 이 글이 내 손목을 대신해 톡, 하고 나를 깨워주길 바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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