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6/04/24 13:28:17
Name   큐리스
File #1   IMG_5102.PNG (160.2 KB), Download : 1
Subject   숫자를 오래 보다 보니 종이가 필요해졌습니다


제가 요즘 글쓰기 플랫폼에서 성인향? 글을 쓰고 있습니다.

오늘은 대시보드를 보면서
조회수, 매출, 검색 유입, 시리즈 구조 같은 걸 한참 들여다봤습니다.
원래는 그냥 “오늘 반응 왜 이러지?” 정도만 보려던 건데,
보다 보니 생각이 점점 커지더군요.

내가 뭘 오래 쓸 수 있는지,
어떤 분위기가 먹히는지,
어디쯤부터는 플랫폼 규정과 줄타기를 하게 되는지까지 생각이 갔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손으로 뭔가 적고 싶어졌습니다.
숫자를 오래 보고 있자니 이상하게 종이의 온기가 필요해졌거든요.

그래서 결국 고서풍 노트를 샀습니다.
조선시대 책 같은 분위기에 세로로 쓰면 좋을 것 같은 노트요.

성인향 글 반응 분석하다가 한시 한 수 만들고 노트까지 산 걸 보면,
오늘 하루 전개가 꽤 이상하긴 합니다.

그래도 아주 틀린 방향은 아닌 것 같습니다.
결국 글을 쓰는 일도 사람 마음을 보는 일이고,
사람 마음은 숫자로만 남지 않으니까요.

아직 뭘 쓸지는 모르겠지만,
뭔가는 적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노트가 오면 쓸 한시를 챗가에다 써달라고 했죠.
읽다 보니 “수자냉냉조고등”이 자꾸 “고등어”처럼 들려서
결국 웃다가 외워버렸습니다.
한시는 망가졌지만 암송에는 성공했습니다.

題今日事
제금일사
오늘 일을 두고 적다

數字冷冷照孤燈
수자냉냉조고등
차가운 숫자들이 외로운 등불 아래 비치고

搜尋來痕入眼明
수심래흔입안명
검색으로 들어온 흔적이 눈에 또렷이 들어오네

欲問人心藏幾許
욕문인심장기허
사람 마음이 얼마나 숨어 있는지 묻고자 하니

翻然買得古書罌
번연매득고서앵
문득 고서 같은 그릇 하나를 사버렸네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6126 창작기계의 마을 2 토비 26/04/11 700 1
    16272 도서/문학'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주기'의 NTR적 비극성과 순애 3 알료사 26/06/11 705 7
    16246 사회가장 값싼 사회정의, 수단화와 그 위선의 본질에 관해. 3 Omnic 26/06/06 722 13
    16141 일상/생각지름신이 와서 블투 스피커를 바꿨습니다. 2 야얌 26/04/17 726 1
    16114 일상/생각창세기전-형광등편 1 큐리스 26/04/02 729 0
    16130 스포츠축구)통계로 분석해 본 승부차기. (1) 성공률을 결정하는 요인들. 6 joel 26/04/13 732 10
    16067 음악[팝송] 브루노 마스 새 앨범 "The Romantic" 2 김치찌개 26/03/11 733 3
    16248 창작리쥬브 프로토콜: 28. 싸움의 뒤에 T.Robin 26/06/06 735 0
    16078 게임[LOL] 3월 17일 화요일 오늘의 일정 4 발그레 아이네꼬 26/03/16 739 0
    16095 일상/생각제2화: 1998년 가을, 그냥 편할 것 같아서 4 큐리스 26/03/24 741 4
    16173 일상/생각AI 접바둑 3 알료사 26/04/30 742 1
    16159 일상/생각숫자를 오래 보다 보니 종이가 필요해졌습니다 큐리스 26/04/24 745 0
    16068 게임고전 게임 <레거시 오브 케인> 소회 : 라지엘의 복수 2 바보왕 26/03/12 752 3
    16193 IT/컴퓨터[게임개발자]바이브 코딩 / AI 개발 도구 오프라인 스터디 모집 · 강남 4 mathematicgirl 26/05/10 753 0
    16266 정치정당한 분노를 폄하하려는 자 누구인가 1 meson 26/06/09 761 6
    16096 일상/생각제3화: 2002년 겨울, 아무도 먼저 가려 하지 않았다 3 큐리스 26/03/26 765 4
    16153 사회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칼 세이건 저, 1995년) 2 K-DD 26/04/22 765 5
    16202 일상/생각영어 컨텐츠를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4 큐리스 26/05/14 770 0
    16174 일상/생각시선유감 4 골든햄스 26/04/30 772 16
    16227 일상/생각저희 동네 게임으로 만들고 있어요 ㅎㅎㅎ 5 큐리스 26/05/28 786 4
    16244 정치서울시 선거구 별로 보는.. 오세훈이 정원오보다 인물론에서 이겼다는 지표 6 Leeka 26/06/05 793 0
    16112 일상/생각godot 그리고 인간이란 무엇일까 3 큐리스 26/04/01 797 3
    16206 일상/생각때로는 부모로, 때로는 관리자로 돌변하는, '팬인 척' 하지만 절대로 팬이 아닌 자들. The xian 26/05/17 800 2
    16240 정치서울시 선거결과는 무엇의 영향일까 4 meson 26/06/04 803 0
    16242 일상/생각사실 와이프는 선녀였습니다~~ 2 큐리스 26/06/04 805 6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