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8/03/20 07:33:22
Name   다시갑시다
Link #1   https://electricliterature.com/in-praise-of-tender-masculinity-the-new-non-toxic-way-to-be-a-man-7bb4f0159998
Subject   부드러운 남성: 새로운 남성성에 대한 단상
페미니즘을 통해서 좀 더 주도적이고 카리스마있는 여성 롤모델들의 출현에 비하여, 시대에 어울린다 할법한 남성 롤모델들의 부재에 관한 이야기가 오갔던것으로 기억합니다.
지금 글을 쓰면서 탐라들을 좀 찾아보려했는데 키워드가 잘못되었는지, 다들 펑글이였는지, 아니면 제 기억보다 예전인지 잘 찾지 못하겠네요.

간간히 이에 관한 생각을 하고있었는데 마침 관련된 포스트를 읽어서 간단하게 나누어봅니다 (링크#1).
원제는 [In Praise of Tender Masculinity, the New Non-Toxic Way to Be a Man]입니다

글은 기존의 남성성은 유독(toxic masculinity)하다는 이야기 부터 시작합니다.

유독한 남성상의 스펙트럼 한쪽에는 강력한 마초이즘을 기반으로 열정과 감정의 표현을 분노와 폭력으로만 표출할줄알고, 이러한 감정적 약점은 로맨틱 파트너가 전적으로 짊어지게합니다. (예: 다이하드의 존 맥클레인)
표면적으로 보았을때 반대쪽 스펙트럼의 '착한남자'는 전자에 대한 해답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들의 '착함'은 그들이 관심이있는 로맨스 대상에 대한 감정에만 기반합니다. (예: 500일의 썸머의 톰)

유독한 남성성/toxic masculinity는 미국에서 통용되는 고전적 남성성의 문제점의 집약체를 지칭하는 단어고, 좀 더 진보적이고 착해보이는 남성상도 많은 경우 행동의 근원이 이러한 고전적인 해석의 조금 변형된 형태일뿐이라는것을 주장하는거죠.
고전적 남성성이 다양하게 표출되는 방식에 관한 이야기는 탐라에서 최근에 한번 나누어지기도했습니다 (https://m.youngan.or.kr/?b=31&n=83281)

이 글은 폭력적으로 발현되는 유독한 남성상의 시대에 대한 해답으로 부드러운 남성성/Tender Masculinity을 주장합니다.
근육뻠삥에 감정적으로 차단된 마초맨도 아니고, 너드스럽고 음울한 착한남자들과는 다르게 부드러운 남성은 더 다채로운 남자라고하는데... 부드러운 남자를 구성하는 조건들은 무엇일까?하는 질문에 이 리스트로 답을합니다

a. 로맨틱한 관계가 아닌 대인관계에도 투자를 하는가?
b.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는가?
c. 자기지각에 대해 편한가?
d. 본인의 성장에 투자를 하는가?
e. 경계의 설정에 대해 이해하고 존중하는가?
f. 남성간의 친밀감에 대해 편해하는가? 예를 들어 게이농담을 하지 않고 남성친구들간의 우애를 표현할줄 아는가?

이 질문들에 더 많이 예라고 대답할수있을수록 더 부드러운 남자라거죠.
*미국과 한국간의 문화차이 때문에 똑같이 적용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듭니다. 미국에서도 이 리스트가 10계명이라기보다는 생각을 해볼법한 가이드라인에 가깝겠죠.

그리고서는 영화와 책에서 이런 부드러운 남자의 예를 몇가지 듭니다.
(제가 아는 작품들은 한글로, 모르는 작품들은 영어로 표기합니다)

a. 반지의 제왕의 샘와이즈 갬지
b. 문라이트의 후안,리틀/블랙/카이론,케빈
c. Roswell의 카일 발렌티
d. Son of a Trickster의 자레드
e. 해리포터의 리무스 루핀
f. 매직 마이트 XXL의 모든 멤버들

이 리스트에서 개인적으로는 반지의 제왕과 문라이트를 가장 감명 깊게 보았기에 이둘에 관한 본문의 내용을 조금만 옮기겠습니다.

=샘와이즈 갬지=
반지의 제왕에는 많은 영웅들이 존재하지만, 그들 중 단연코 최고의 영웅은 샘와이즈 갬지입니다. 마지못해  여정에 떠낫음에도 불구하고, 프로도를 향한 우애를 동기로 영웅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입니다. 프로도가 절대반지의 역경을 외롭게 짊어지지 않게 그 무게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주죠, 필요한때에는 친구를 위한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고요.

=문라이트=
[부드러운 남성성은 완벽함의 정체성이 아닙니다; 지속적으로 만들어나가야하는 삶의여정 중 하나죠] 문라이트의 남성들은 사회의 폭력적인 남성성에 타협하는 모습도 보여주지만, 영화에서 가장 빛나는 씬들은 이들이 자신들의 부드러움을 표현하는 장면들입니다. 후안이 리틀(카이론의 유년기)에게 수영을 가르키는 장면이 대표적입니다. 미디어에서 기존의 남성성, 특히나 흑인 남성성이 표현되던 방법과는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자주 무시되는 남성간의 우애의 가치를 잘 보여주었죠.


남성간의 우애는 사실 자주 다루어지는 주제라고 생각하기는합니다. 최근 탐라에서 일본소년만화에서의 우애를 언급했던게 기억나네요(https://m.youngan.or.kr/?b=31&n=81433). 다만 남성의 우애는 자주 나오는 주제지만, 그 종류는 한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싸나이의 우정이란 본디 서로 말안해도 다 알고 그런거죠. 설사 의견의 차이가있어도 그냥 시원하게 주먹질 하고 뒤끝없이 깔끔하게 웃고 (혹은 박력있게 울고) 넘기는거죠. 제가 보고 자란 80~00년대 만화들에서는 그게 더 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탐라에서 슬램덩크 이야기도 나왔고, 제 나이대의 많은 남자들에게 워낙 갓-작품으로 꼽히기도하는 슬랭덩크 또한 사춘기 남자애들+스포츠라는 특성까지 더해져서인지 슬램덩크의 우정 또한 저런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못했던게 아닌가 고민해봅니다. 불꽃남자 정대만의 팀입단 아크를 읽은지 몇년된 제 기억으로 재구성해보면...

정대만 본인의 입장에서는 스스로의 진심에 솔직하지 못하여서 괴로워했고, 본심을 인정하면서 치유를 받는 '부드러운 남성'적인 성장이야기지만 동시에 주위 친구들과의 관계가 깊게 표현되지는 않는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사단을 친후 주위사람들과의 관계를 회복/책임을지는 과정은 가벼운 개그스러운 컷들로 넘어갔던것 같네요. 물론 정대만이라는 캐릭터의 입장에 독자들이 최대한 대입되기를 바라며 그린 아크인만큼 그부분에서는 굉장히 훌륭했습니다. 다만 그 이후 대인관계 이야기를 더 다각면으로 그렷다면 어떤 이야기가 나왔을까, 서사면에서 그것을 좋은 결정으로 만들수있는 방법이 없었을까, 다른 작품들은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접근했는가라는 질문을 해보게됩니다.


케바케 사바사를 생각하다보면 롤모델의 중요성을 깍아내리게 됩니다.
근데 또 제가 동경했던 사람들을 돌이켜보면 알게 모르게 제가 그 사람들을 많이 모방하고있다는것을 알아채기도하죠.
한두개의 작품, 한두개의 캐릭터가 어떠한 롤모델을 형성하는지는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을겁니다. 보통 살아가며 다양한 관계를 형성하고 우리는 모든 관계에서 조금씩 모방하며 자아를 만들어갈테니까요.
대신에 대다수의 작품, 대다수의 캐릭터들이 특정한 형태만을 추구하는건 경각심을 가져야겠죠.
결국 라이프는 케바케 사바사니까요.

"부드러운 남자"가 새로운 시대의 남성성일수도있고 아닐수도있습니다.
"부드러운 남자"의 정의도 더 명확해져야하고, 이게 사회문화적으로 얼마나 큰 공감을 얻을지 알아 보기 위해서는 더 시간이 필요하겠죠.

다만 현재 명확해보이는건 기존의 남성성 롤모델의 한계를 다수가 느끼고있다는 것입니다.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건 이제 서로와 후생들에게 롤모델이 될수있는 현재의 남성들의 마음가짐이겠죠.

[나는 왜 어떠한 삶을 살아가고 싶고,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떠한 사람이 되는것이 가장 보람되고 건강할까]
이 질문을 스스로, 그리고 서로에게 계속 던지고, 그 어떠한 답변에도 일단은 열린 자세로 들어본다면 지금은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삶은 계속 변화하는 여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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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춫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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