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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5/05/21 00:00:59수정됨
Name   The xian
Subject   이번 대선도 언행이 맘에 드는 후보는 없었다
제목 그대로, 결론만 말하면 이번 대통령 선거도 지난 대통령 선거와 마찬가지로 '유력 후보'들 중에 제 기준에 있어서 언행(정확하게는 행동보다는 말 쪽에 무게가 좀 더 실리지만...)이 맘에 드는 후보는 한 명도 없는 선거가 될 듯 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소위 군소 후보들은 아예 비교도 안 합니다) 왜 그런지 유력 후보라고 언론에서 말하는 세 사람에 대해 제 생각을 좀 써보려고 합니다.


'논란'의 이재명

이재명이 지금 가장 많은 지지를 받는 후보라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듯, 이재명이라는 사람의 언행에 있어서 논란이 많다는 것도 엄연한 사실입니다. 물론 일부 논란에 대해서는 지지자 분들이 말하는 대로 맥락이나 전후사정을 봐야 할 필요도 있고 논란이 지나서 다시 알고 보니 이재명이 일방적으로 잘못을 한 게 아닌 건도 있다고는 하지만, 그것을 감안한다 해도 이재명의 언행은 이재명의 정치 생활 내내 리스크이고, 이 리스크는 불행하게도 현재진행형입니다.

이번 대선 국면에서는 상당히 하드하게 관리를 받는 것인지 아니면 그 동안에 스텝업을 했던 것인지 언행 문제는 상대적으로 줄어든 게 아닌가 싶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피 원가 120원 같은, 마치 과거 버스비 70원, 파값 875원 논란과 비슷한 발언이 나온 걸 보면 저는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합니다. 설령 이재명이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해도 임기 내내 이 부분들은 아주 끈덕지게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재명이 당의 중심이 된 이후 이재명이 실언을 반복할 때마다 주변에서 '맥락을 봐라'라거나 그 동안 힘든 삶을 살아와서 그렇다는 식으로 (심지어 전과 기록까지) 쉴드를 쳐주는 반응들이 많이 나오는데, 저는 이런 소리가 하등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이재명을 더 욕 먹게 만드는 소리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발언에서 맥락을 볼 필요 없이 국민이 잘 이해하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이재명 후보 자신이고, 힘든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모두 이재명처럼 언행에 논란이 많지는 않습니다.

3년 전 탐라에도 이야기한 것처럼, 이런 이재명의 언행은 지난 대선에서 제가 이재명 대신 다른 후보를 아무나 찍는 결정을 내리게 된 중요한 이유였습니다. (물론 당시에는 이미 윤석열의 언행도 파멸적이었기 때문에 윤석열은 애초에 선택 대상도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까지의 이재명의 언행에서 기대가 되지 않았던 것처럼, 앞으로도 이재명의 언행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되지 않습니다. 만약에 당선이 된다 해도 그저 임기 내에 윤석열처럼 사고나 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반체제'의 김문수

이재명이 논란이 많아서 문제라면 김문수의 발언은 아무리 돌려 말하려고 해도 체제와 반체제 사이를 넘나드는, 아니, 아예 대한민국의 근간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이 너무 많아 걱정입니다. 김문수의 말, 특히 김문수가 박근혜씨 탄핵 국면부터 지금까지 한 말들을 돌아보면 그냥 자유민주주의 체제 자체를 부정하고 뒤흔들려는 의도가 담긴 발언들이 너무 많습니다. 이런 발언을 항간에서는 보수적이라고 하지만, 저는 보수는 말할 것도 없고 극우라는 분류도 과분하다 싶습니다.

윤석열의 탄핵과 파면이라는 일련의 과정에서 윤석열에 동조한 세력들이 보여준 언행의 방향성으로 볼 때 김문수를 포함한 윤석열 탄핵 반대론자들이 말한 대부분의 말들은 오히려 반체제 발언이라고 봐야 하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헌법의 근간을 흔드는 내란을 옹호하는 것은 보수의 가치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김문수는 반체제 성향을 대놓고 드러내는 정치세력들에 그저 동조만 한 게 아니라 스스로 그런 부류의 정당에 투신하여 활동한 전력도 있으니 더 문제입니다.

김문수의 언행에 대해서 제가 손사래를 치는 또 다른 이유는 김문수가 잊을 만 하면 보이는 권위주의 성향입니다. '도지삽니다'라는 그 유명한 발언이 있던 도지사 시절은 말할 것도 없고, 국회의원 시절, 그리고 최근에 발생한 페이커 사진 무단도용 논란 등을 비롯한 일련의 부분들까지, 김문수의 행동 밑바닥에는 자신이 행동에 문제제기를 하면 적반하장으로 '뭐가 문제냐'라고 하는 듯한 권위주의가 깔려 있습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도 부정하는데 권위주의까지 갖추고 있다...... 설상가상이네요.

여담으로, 김문수는 자기 자신이 정정당당하다고 말하며 음주운전 등의 전과기록이 있는 이재명을 비판하지만 김문수의 전과기록을 보면 국가보안법 말고도 폭행치상, 집시법, 감염병예방관리법 위반 등의 전과가 있는 것으로 봐서 딱히 정정당당 운운할 만한 분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전과 기록 한정으로도, 잘해야 오십보 백보입니다.


'논외'의 이준석

이준석의 경우, 싸가지 없음으로 대표되는 일련의 발언들도 문제이고, 윤석열의 집권에 혁혁한 공을 세웠으면서 이제 와서는 피해자 코스프레만 하고 있는 것이야말로 참으로 실소가 나오는 일이지만 저에게 있어서 이준석은 '논외'입니다. 자기 자신은 이재명과 1:1 승부 어쩌구 하지만 지금 기준으로 이준석은 언론에서나 유력 후보라고 끼워줄 뿐이지 실제로는 유력 후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의 지지율 추이만 봐도 이재명과의 비교는 고사하고 김문수와 비교도 안 되는, 확장 능력 부족한 전형적인 3순위 후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이준석이지요.

3순위 후보로 최소한 유력 후보 운운하려면 예전에 안철수가 19대 대선에서 보여준 정도의 퍼포먼스는 보여줘야 비교 대상이 되는데 이준석의 퍼포먼스는 한참 멀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선거판에서 자기객관화와 거리가 먼 것 같은 발언들을 무지하게 늘어놓고 있음에도 이준석이 그래도 딱 하나 자기 정체성에 근거해 분명한 인식을 가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자기가 국민의힘과 단일화를 하는 순간 진짜로 망한다는 것 말이죠.

지금 이준석이 가지고 있는 가치(?) 중에 가장 새롭고 가장 긍정적인 가치는 그나마 '능력' 입니다. 국민의힘에서 추방당한 이후 개혁신당을 창당한 뒤 지난 총선에 민주당 우세지역에서 대역전극으로 국회의원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이준석은 자기가 국민의힘 당대표였을 때에 선거에서 다 이겼다는 것을 연결시키며 그나마 자기 지지자들에게는 이준석이 능력 있고 가치 있는 인물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었지요. 그런데 이런 이준석이 국민의힘에 들어간다? 이준석의 고유 가치는 진짜로 날아가는 거지요.

더욱이 이준석은 과거 바른정당(바른미래당)이 실패로 끝난 이후 다시 미래통합당으로 들어왔던 적이 이미 있었습니다. 한 번은 몰라도 두 번을 용서할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따라서 이준석은 좋든 싫든 앞으로의 정치 생명을 감안하면 단일화를 하면 안 되는 위치라고 생각합니다만, 문제는, 지금처럼 계속 갔을 때 대선에서 동탄의 기적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다는 것입니다. 기적이든 뭐든 이준석이 그만한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한 이준석은 저에게 있어서 계속 '논외'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이자, 지난 번 선거와 유일하게 다른 점이 있다면,
이번 선거는 선거가 이루어지게 된 배경이 너무나 명확하기 때문에 누구를 찍을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것 정도겠네요.

다음 선거에는 유력 후보들 중에 좀 말과 행동이 맘에 드는 후보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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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커피 원가 120원 이슈로 이재명이 억울하다고 말씀하시기에 일일이 댓글로 달지 않고 제 생각을 본문에 추가하는 것으로 대신합니다.

해당 발언이 과거 원두 가격에서 비롯되었다는 것도 알고 있고, 커피 만드는 사람들이 폭리를 취한다는 식으로 말한 발언이 아닌 것도 알고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인이 특정한 경제적인 단가를 과거 기준으로 섣부르게 말할 경우, 당연히 현재의 상황과 비교할 때 사리에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오해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여, 그런 점에서 버스비나 파값 논란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고 본문에 썼습니다. 더욱이 지금 유세를 다니면서 소상공인들에 대해 지역 맞춤 보완책을 여러 가지 던지는 이재명의 맞춤 공약들을 감안하면 이런 화법은 더더욱 아쉬운 화법이라 생각합니다. 네. 이재명이 억울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저는 이 정도가 억까이거나, 이 발언이 순전히 억울하게 트집잡힌 거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이보다 더한 트집도 얼마든지 일어나고 그걸로 인해 판이 뒤집히던 게 정치판이었습니다.

그것과 별개로, 120원 이슈를 든 것은 대선판에서 일어난 가장 최근의 이슈였기 때문인데. 이재명에 대해 왜 제가 그렇게 판단했는지에 대해 공감 가는 예시로는 별로 적절하지 않았던 듯 합니다. 게시판을 어지럽혀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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