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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5/06/20 09:43:29
Name   오르페우스
Subject   니고데모 書에 있는 이야기
2일차 뉴비이고 가입인사를 제외하면 첫 글입니다. 일면식도 없지만 박찬호 전 야구선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당대표와 나이가 같습니다. 첫 글의 주제로 지금 닉네임인 '오르페우스'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려 했는데, 어제 가입하고 처음으로 접한 티타임 글, '니고데모 이야기'를 보고 이 글을 써야 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인이 아니기도 하고 잘 알 턱이 없으니, 이 글은 전형적인 종교글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야기(mythos)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오르페우스와도 엮인 건덕지가 있습니다. 예수님과 오르페우스는 지옥을 갔다 온 경험자입니다. 하데스를 갔다가 돌아왔다는 것은 죽음의 상태에서 다시 삶의 상태, 즉 부활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오르페우스는 죽은 아내를 위해 산 채로 하데스의 땅 속으로 들어간 경우이지만요. 그리고 오랜 버전에선 아내를 무사히 지옥에서 꺼내오기도 합니다. 잘 알려진 이야기로는 지옥의 출구에서 플루톤(하데스)의 말을 어기고 아내를 돌아본 행동으로 아내는 영원히 프쉬케의 상태가 되버립니다.(호메로스 시대에는 프쉬케는 육체가 잠든 경우, 기절했을 때 그리고 죽었을 때 육체에서 벗어나 자신의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런 프쉬케는 오디세우스가 하데스에 있는 아킬레우스, 즉 그의 프쉬케를 보았을 때 살아있을 적의 활기를 느낄 수 없었을 만큼 멕아리가 없는 상태입니다)
같은 업적 달성자이긴 하나, 예수님의 경우는 "정k복k"으로 레전더리 등급이겠죠. 사실 예수님의 "지옥 하강"은 성경에는 명확히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 말하는 니고데모 복음서(보통은 공동번역에선 니고데모로 나오지만, 국립국어원 표기법으론 니코데모가 맞는 표현일 겁니다)가 쓰여진 3세기(4세기 이후라는 설이 유력하지만- 이후 인용된 노성두 교수님의 논문에서는 3세기로 되어 있어 여기선 그에 따름) 경에는 민간에는 예수님의 지옥 하강이 널리 퍼져있는 상태였다고 보여집니다. 문헌으로 전해지는 출처는 니고데모 서가 최초인 것 같습니다. 이후 중세 시대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은 [황금전설]에서도 지옥하강의 이야기는 있던 걸로 기억합니다(13세기경). 노성두 교수의 [서양미술에 나타난 악마의 도상연구] 를 인용하겠습니다.

3세기경에 나온 니코데모 서에는 예수가 지옥문을 깨트리실 때 문 안에 갇혀 있다가 그 장면을 목격한 사람들이 있었다고 전한다. 카리누스와 레우키우스라는 이름을 가진 형제인데, 이들은 이전에 성전에서 아기 예수를 팔에 안았던 적이 있는 시므온의 두 아들이다. 이 두 사람은 지옥문이 열리고 다시 살아난 뒤에 아리마태아에 가서 밤낮으로 기도에 주력하면서 여생을 보내고 있었는데, 니코데모는 이들을 찾아가서 그때 벌어진 일을 청해 듣고 그의 복음서에 기록으로 남겨두어서 지금까지 전해진다. "우리는 선조들과 함께 죽음의 깊은 어둠 속에 모여 있었습니다. 그때 햇빛이 흐르듯이 임금님의 영광에 어울릴만한 황금빛 광체가 우리를 비추었습니다. 그러자 인류의 아버지 아담을 비롯해서 수많은 선조와 예언자들이 목소리를 모아서 외쳤습니다. '이 빛은 우리에게 오기로 약속된 영원한 빛의 시작이요, 그 크신 기운은 끝이 없다.'고 말이지요... 바야흐로 지옥은 불안으로 동요하기 시작했습니다... 지옥의 대왕은 사악한 수하들에게 소리쳤습니다. '철 대문을 닫아라. 쇠 빗장을 걸어라. 목숨을 걸고 끝까지 지켜라.' 그러나 갑자기 벽력같은 음성이 울리더니, 어느새 영광의 주님께서 사람의 모습으로 그곳에 서 계셨습니다. 영원한 어둠을 훤하게 밝히시면서 말이지요. 주님은 우리를 굴레에서 풀어내시고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선함을 무기 삼아 우리들을 그릇됨과 죄악으로 말미암은 사망과 어둠의 깊은 그림자로부터 이끌어내셨습니다... 주님은 마침내 지옥의 권세를 이기셨습니다. 주님이 사탄에게 손을 대시자, 죽음은 속절없이 그의 발아래 짓밟히고 말았습니다. 주님께서는 아담을 밝은 빛 무리로 이끄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리 나오십시오. 성인들이여. 그대들은 나의 거울이시니, 나를 닮았던 분들입니다."

예수님은 지옥으로 쳐들어가시어 그곳에 붙잡힌 아담을 비롯한 열왕들 같은 선조를 구하시고 더불어 자신의 옆에서 같이 십자가형을 받은, 최후에 회개한 도둑도 구하십니다. 이 니고데모 서에는 같이 십자가형을 받은 두 명의 이름이 전해지고 그리고 그 유명한 옆구리에 창을 찌른 로마 병사의 이름도 전합니다. 롱기누스... 최소 레전더리 아이템인가요.
예수님의 지옥 하강의 모티프를 다룬 가장 유명한 책은 단테의 [신곡]입니다. 지옥 깊은 곳까지 예수님의 침입 흔적이 묘사됩니다. 지옥 부동산 값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지반 침하와 건물 붕괴의 범인인 셈이죠.



Harrowing of Hell.jpg
By Michael Burghers (1647/8–1727)[2] - Copied from the 1904 work "Plays of our Forefathers" by Charles Mills Gayley, Public Domain, Link





올려진 그림의 출처는 영문 위키이고, 해당 페이지 주소를 아래와 같습니다. '지옥하강' 보다 '참혹한 지옥'이 이 모티프의 표제인가 봅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Harrowing_of_H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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