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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6/04/13 10:53:33수정됨
Name   joel
Subject   축구)통계로 분석해 본 승부차기. (2) 승부차기의 xG값을 구해본다면?
앞선 글에서는 키커의 성공률에 영향을 미치는 4개의 요소, 즉 연령, 대회 자체의 격, 점수차, 그리고 매치포인트의 중압감에 따른 성공률을 계산했습니다. 그렇다면 저 수치들을 이용해서 키커가 골을 넣을 확률, 즉 기대득점을 구해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통계에서 집계한 총 769회의 시도에서 성공률은 약 71.3%입니다. 이 수치를 기준점으로 두고, 각각의 승부차기들이 평균에 비해 얼마나 쉬웠나 혹은 어려웠나를 보여주는 가중치를 붙여서 합산해 곱해보면 기대득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먼저 연령에 의한 가중치는 각각 연령 그룹의 평균 성공률을 전체 성공률 71.3%로 나누어 얻을 수 있습니다. 대회에 의한 가중치는 특정 대회의 성공률을 전체 성공률로 나누어 얻습니다. 예를 들어 월드컵의 성공률은 약 67.7%이니 월드컵 가중치는 67.7/71.3=0.95입니다. 단, 이렇게 되면 실제로는 고령 선수들의 평균적인 킥 능력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확률이 높은 시도로 간주되는 문제가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나이에 키커로 섰다면 그 정도는 요구된다" 라는 관점에서 접근하여 수치를 그대로 쓰기로 했습니다. 사실 별다른 장점이 없는 노장 선수를 단지 나이를 먹었다는 이유로 키커로 기용하는 감독은 아마도 없을 거고요. 

점수차에 의한 가중치는 마찬가지로 열세, 동점, 우세 시의 성공률을 각각 이용해서 구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매치포인트의 가중치입니다. 연령에 의한 성공률 차이는 7%p, 점수차에 의한 성공률 차이가 6%p, 대회별 성공률의 차이가 5.5%p 밖에 안 되는데 매치포인트에서 서든데스와 위닝찬스의 차이는 14퍼센트나 됩니다. 더구나 서든데스에서의 성공률은 대회마다 극단적으로 갈리기 때문에 골치가 아픕니다. 예를 들어 월드컵의 서든데스 성공률은 고작 44%지만 유로파에서는 전체 평균보다도 높은 74%입니다. 이걸 일괄적으로 전체 평균 값을 가지고 가중치를 주면 차이가 커질 겁니다. 어차피 못 넣으면/넣으면 끝나는 상황이니 점수차에 의한 가중치도 의미가 없지요. 

그래서 기대 득점값은 매치포인트가 아닌 시도와 매치포인트를 나누어 계산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매치포인트가 아닌 일반 시도의 공식입니다. 
total: 전체 평균 71.2
age: 해당 키커가 소속된 연령 그룹의 평균 성공률
score: 해당 키커가 킥을 할 당시의 점수차에서의 평균 성공률
comp: 해당 승부차기가 벌어진 대회 자체의 평균 성공률

ωa, ωs, ωc: 각각 연령, 점수차, 대회의 중압감이 얼마나 골 확률에 관여하느냐를 나타내기 위한 보정 계수입니다. 연령에 의한 확률 변동폭 7: 점수차에 의한 변동폭 6: 대회별 확률의 변동폭 5를 기준으로 삼아서 각각 7/(7+6+5), 6/(7+6+5), 5/(7+6+5)에 해당하는 0.39, 0.33, 0.28로 추산했습니다. 근데 그냥 0.4, 0.3, 0.3으로 했으면 별 차이도 없고 간편했을 겁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하다보니 이런 실수가 나왔네요. 

다음은 매치포인트의 공식입니다. 


매치포인트에서 점수차는 의미가 없으니 제외합니다. 

event: 대회별, 상황별로 다르게 적용합니다. 예를 들어 월드컵의 서든데스 키커에게는 월드컵 서든데스 성공률/전체 성공률이 해당 값이 됩니다. 
ωe, ωa: 서든데스에 의한 확률 변동폭 14: 연령에 의한 확률 변동폭 7을 감안하여 0.66, 0.33으로 정했습니다. 

남은 건 이제 이 공식들을 각 키커들에게 적용해서 키커별 xG 값을 얻는 겁니다. 이렇게 얻어낸 xG값들의 총합을 실제 득점과 비교해봤습니다.


월드컵은 실제보다 약 5골 정도 xG값이 높고 유로파는 약 3골 정도 낮게 나왔네요. 그래도 대체로 실제와 가까운 수치를 보입니다. 

이제 누가 더 쉽고 어려웠나를 이걸로 가늠해 봅시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제가 적당히 만들어낸 조악한 잣대이니 반쯤은 재미로 보아주십시오. 





(1) 가장 가혹했던 운명의 사나이들. 

곤살로 하라: xG 0.516. 14 월드컵 16강 브라질 vs 칠레. 칠레의 5번 키커 
마르퀴뇨스: xG 0.516. 22 월드컵 8강 브라질 vs 크로아티아. 브라질 4번 키커

역대 최저 xG값의 주인공은 2명입니다. 안타깝게도 둘 다 운명을 넘어서지 못 했네요. 둘 다 월드컵 서든데스에 상대적으로 성공률이 저조한 27-29세 그룹으로 묶여서 가장 낮은 기대 득점이 나왔습니다. 다만 저는 둘 중에서도 곤살로 하라가 좀 더 낮은 확률의 조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곤살로 하라는 후축에 의한 1점 열세 상황에서 출전했지만 마르퀴뇨스는 2점 열세에서 나왔거든요. 통계를 집계할 때는 -1점이나 -2점이나 똑같이 열세로 묶었지만 실제로는 -2점일 때가 -1점보다 성공확률이 확연히 더 높거든요. 이게 표본이 적기 때문에 확신할 수 없어서 그냥 열세로 퉁치긴 했지만 희한한 결과입니다. 어쩌면 인간은 완전히 절망적일 때(내가 넣어봤자 후속키커가 넣으면 패) 차라리 더 담담하고 침착해지는 것인지도 모르죠. 


2) 이걸 넣는다고?! 강심장 베스트 5. 

바웃 베호르스트: xG 0.52.  22 월드컵 8강 네덜란드 vs 아르헨티나. 네덜란드 4번 키커.
뤼크 더용: xG 0.52.  22 월드컵 8강 네덜란드 vs 아르헨티나. 네덜란드 5번 키커.

역대 키커들 가운데 가장 낮은 xG 값을 성공시킨 기록의 소유자들이 한 번의 승부차기에서 연달아 나왔습니다. 1번의 콤비와 유일하게 달랐던 점은 나이 뿐입니다. 둘 다 30-32세 그룹으로 묶여서 1번 콤비보다는 높은 확률을 적용받았죠. 베호르스트는 -2, 더용은 -1에서 출전했습니다. 그러나 경기 결과는 패. 

랑달 콜로 무아니: xG 0.53. 22 월드컵 결승 프랑스 vs 아르헨티나. 프랑스 4번 키커. 
달레르 쿠자예프: xG 0.53. 18 월드컵 8강 러시아 vs 크로아티아. 러시아 5번 키커.

둘 다 24-26 그룹에 묶여서 한 단계 높은 기대값을 적용받았습니다. 그러나 경기 결과는 역시나 패. 다만 저는 콜로 무아니의 상황이 훨씬 더 가혹했다고 생각합니다. 결승전이 벌어졌던 그 날 경기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말이죠. 

존 아르네 리세: xG 0.57. 08/09 챔스 16강 아스날 vs as 로마. 로마 7번 키커. 
xG 값으로 정렬했을 때 0.57은 밑에서 4번째 순위입니다. 이 그룹에 속한 5명의 선수들 중 유일한 성공자이자 비월드컵 대회 성공자 가운데 역대 최저 xG 기록의 보유자입니다. 그러나 경기 결과는 역시나 패. 참고로 이 경기에서 로마팬들이 두고 두고 이를 가는 밥장군의 "잘 열어줬어요 타데이~으아아~!" 가 나왔습니다. 

3) 역대 최고의 xG. 

막시 로드리게스: xG 0.87. 14 월드컵 4강 네덜란드 vs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 4번 키커.
세바스티안 아브레우: xG 0.87. 10 월드컵 8강 우루과이 vs 가나. 우루과이 5번 키커. 

경기를 끝낼 수 있는 위닝 찬스, 가장 성공률이 높은 33세 이상 그룹. 아브레우는 수아레스의 신의 손 경기의 마지막 키커입니다. 

4) 이건 넣어줬어야...새가슴 베스트 5. 

엔소 페르난데스: xG 0.84. 22 월드컵 8강 네덜란드 vs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 4번 키커. 

xG 값을 내림차순으로 정렬했을 때 상위 23명 가운데 유일하게 실축한 선수입니다. 확률이 나쁘지 않은 21세의 나이, 그리고 월드컵에선 위닝 찬스의 9할을 넘기 때문에 기대값이 꽤 높게 나옴에도 불구하고 실축했네요. 하지만 경기는 이겼으니 된 거겠죠. 참고로 이 실축 덕분에 역대 최고 강심장 콤비인 뤼크 더용이 킥을 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존 테리: xG 0.817. 07/08 챔피언스리그 결승 맨유 vs 첼시. 첼시 5번 키커. 

엔소 페르난데스 다음으로 등장하는 이름. 확률이 높은 28세 그룹에 들어갔고 챔스도 위닝 찬스의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xG가 높게 나왔습니다. 그러나...

크리스토프 잘레: xG 0.813. 16/17 유로파리그 8강 베식타스 vs 올랭피크 리옹. 리옹 7번 키커. 
7번 키커로 나와서 위닝 찬스를 날렸지만 상대 키커의 실축과 후속 키커의 성공으로 팀은 승리.

저메인 제나스: xG 0.796. 07/08 유로파리그 8강 PSV vs 토트넘. 토트넘 5번 키커. 
후축이었던 토트넘의 5번 키커로 경기를 끝낼 기회를 맞았지만 날려버렸습니다. 그리고 토트넘은 7번 키커의 실축으로 역전패. 서든데스를 먼저 맞이한 팀이 경기를 뒤집기가 쉽지 않은데 이 경기가 그 드문 사례 중 하나입니다.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xG 0.793. 16 유로 8강 독일 vs 이탈리아. 독일 5번 키커. 

양팀이 9번 키커까지 나왔던 경기입니다. 슈바인슈타이거가 이걸 성공시켰다면 자기 손으로 아주리 징크스를 깨버릴 수 있었을텐데 이 기회를 날려먹으면서 승부차기가 웃기게 됐습니다. 다행히 독일의 6,7,8번 키커들이 모두 서든데스 상황에서 킥을 성공시켰고 이탈리아 9번 키커가 실축한 후 독일 9번 요나스 헥토어의 골로 승부가 결정지어졌습니다. 

조르지뉴: xG 0.793. 유로 20 결승 잉글랜드 vs 이탈리아. 이탈리아 5번 키커. 
그 때 까지만 해도 페널티킥의 달인이었던 조르지뉴가 설마 이걸 놓칠 줄은 몰랐고 다들 경기가 끝났다는 반응이었죠. 그런데 실축. 되돌아보면 이것은 이탈리아 축구에 몰아닥친 거대한 파도의 전조였네요. 



그럼 이전 글에서 언급했던 유로 2020 결승전의 래쉬포드, 산초, 사카는 어느 정도의 xG 값을 가지고 있었을까요. 

래쉬포드: xG 0.72 
산초: xG 0.69
사카: xG 0.64

적어도 래쉬포드의 기용까지는 좋았습니다. 0.72는 이 집계에서 상위 35퍼센트에 해당하는 좋은 값이죠. 문제는 여기서 래쉬포드가 실축을 해버립니다. 열세에 놓인 산초가 연달아 실축을 해버리면서 사카는 서든데스로 몰렸죠. 여기서 사카의 5번 기용이 패인이라고 할 순 없습니다. 만약 이탈리아 5번 키커 조르지뉴가 xG 0.793의 쉬운 킥을 성공했으면 그 자리에 케인이 있건 동네 조기축구 아저씨가 있건 달라질 건 없었어요. 다만 저는 다른 의미에서는 이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래쉬포드처럼 연장 후반이 끝나기 직전 승부차기 용으로 들어온 선수가 공에 대한 감각을 유지할 수 있는가? 하면 저는 잘 모르겠네요.  

그 밖의 재미 있는 기록들.

-이전 글에서 유로파리그의 해괴하게 높은 서든데스 성공률에 대해 특정 경기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했는데, 그게 바로 20/21 유로파리그 결승전 비야레알 vs 맨유의 승부차기입니다. 여기서 무려 11번 키커까지 가는 동안 후축팀인 맨유의 5-11번 키커가 모조리 서든데스 키커로 잡혔고, 그 7명 중 6명이 성공했습니다. 이 경기 하나 제외하면 유로파의 서든데스 성공률은 74퍼센트에서 71퍼센트로 급락. 참고로 06-22 월드컵까지 5번의 대회에서 나온 서든데스 키커의 수가 9명입니다. 무려 7명을 배출한 저 경기의 파괴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죠.

-유로파는 여러모로 다른 대회에 비해 특이할 정도로 확률이 높습니다. 서든데스 확률조차 매우 높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33세 이상 키커들의 확률은 오히려 월드컵이나 유로에 비해 훨씬 낮다는 건 꽤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실패한 시도 가운데 골키퍼 선방이 아닌 실축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3퍼센트입니다. 그런데 서든데스 상황에서는 45퍼센트로 증가합니다. 이 또한 심리적 긴장의 영향이겠죠. 

-표본 내의 그 어떤 선수도 4회 이상의 승부차기를 모두 성공하지 못 했습니다. 승률 100% 선수 중 최다는 3회였어요. 

-승부차기의 사나이 라키티치. 6번 차서 5번을 성공시켜 83.3% 확률을 기록했고 100퍼센트를 제외한 선수들 등 최고 기록입니다. 팀도 5승 1패를 기록했습니다. 월드컵, 유로, 챔스, 유로파에서 모두 출전한 경험이 있습니다. 유일하게 라키티치를 패배시킨 팀은 유로 06의 튀르키예, 현재까지 크로아티아의 유일한 승부차기 패배가 이 경기입니다.

-승부차기 최다 경험자는 호날두. 유일한 7회 키커인데 성공률은 딱 평균치인 71.4%입니다. 7회의 승부차기 중 첫 두 번의 승부차기를 모두 실축했거든요. 

-사카는 4번 승부차기에 출전해서 3회를 성공시켰는데 이 표본 안에서 승부차기에 4회 이상 출전한 선수는 겨우 7명 뿐입니다. 



축구에서 승부차기는 유일하게 이벤트에 의한 통계를 내기 쉬운 분야입니다. 정해진 환경에서 키퍼와 키커가 1:1을 벌이니 통계를 뽑아내기 아주 쉽지요. 이 통계를 정리하면서 많은 걸 느꼈습니다. 승부차기조차 에이징 커브의 예외가 아니라는 점이 가장 놀라웠고 심지어 스트레스를 견디는 능력조차 젊은 친구들이 나을 줄은 몰랐네요. 한 편으로는 통계를 조금만 단편적으로 긁어모았다면 노장이 최고다 라는 결론을 끌어낼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통계 마사지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5년 여에 걸친 개인적인 궁금증을 풀게 되어 즐거웠습니다. 시간을 들인 게 아깝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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