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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1/12/06 12:59:04
Name   구밀복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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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노인 자살률은 누가 감소시켰나


https://alook.so/posts/WLtXpw?fbclid=IwAR2gAbyiMhsYpHnORSGJv5f9grMbbovyBUJyzOyOJtx3BpAKQppRmIKNYqQ
"금융위기 직후 64세 이하 자살률은 빠르게 줄어드는 반면, 노인 자살률은 감소폭이 더디게 진행됩니다. 그런데 2015년 부터 양상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64세 이하 자살률은 2015년도에 저점을 찍고 더이상 줄어들지 않습니다. 2017년 이후 다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노인 자살률은 2015년 이후 꾸준히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2015년 즈음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바로 기초연금 지급입니다. 2014년 7월부터 기초연금이 지급되었습니다. 기초연금이 어르신의 자살률을 막았다고 생각하면 과장일까요? 기초연금 지급액은 18년 9월부터 지급액이 25만원으로 인상되었고 19년 4월부터는 30만원으로 인상되었습니다."


노인자살률을 감소시키는 데에 기초연금법이 지대한 공을 세웠다는 이야기. 물론 실증적으로 인과성을 입증하는 자료는 위에 제시 안 되어 있긴 합니다만 뒤져 보면 제법 나옵니다.
https://www.kci.go.kr/kciportal/landing/article.kci?arti_id=ART002633159

연혁을 살펴 보면
- 04년 경 07년 대권을 노린 박근혜의 주도로 기초노령연금 논의 시작
- 06년부터 실제 입법 과정이 진행되었는데 당시 여당은 열우당이었기 때문에 당정 중심으로 돌아감. 보복부 장관 유시민과 발의자 강기정이 주도하면서 한나라당이 해당 안건으로 탄력 받는 것을 선제적으로 방해.
- 주도권을 빼앗긴 한나라당은 당초 기획에 비해 커버리지가 좁아지는 등 껍데기만 남은 요식이라며 보이콧했으나 열우당은 재원을 이유로 원안 고수. 진통 끝에 가까스로 통과
- 이후 이명박 정권에서는 이에 메스를 대지 않고 현상 유지
- 12년 대선 당시 박근혜가 보편 지급 + 지급액 증액 + 국민연금에 영향 받지 않는 완전 병급을 공약으로 제시
- 실제 입법 과정에서는 커버리지를 하위 70%로 좁히고 국민연금에서 차감하는 등 대대적으로 후퇴된 형태로 진행. 새정연은 이를 껍데기만 남은 요식이라며 보이콧 했으나 새누리당은 재원을 이유로 원안 고수. 당시 보복부 장관이었던 진영 장관이 이를 거부하여 사퇴하는 등 진통 끝에 가까스로 기초연금법 통과.
- 이후로도 헌법재판소에 안건 올라가는 등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아무튼 그럭저럭 운용되는 중이며 연금간 다층적 연계가 성공적으로 안착되었다는 평가



교훈을 정리해 보면
- 법안은 주식과 같습니다.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더라도 그게 실제로 사회적인 효력을 발휘하게 되는 건 10년 20년 뒤. 내일 당장 뭐가 바뀌질 않지요.
- 대선이 없으면 공약도 없습니다. 그리고 空約은 公約의 상수. 서태웅의 세금과 같은 것.
- 법안 입안에 참여하는 그 어떤 플레이어의 그 어떤 의도가 향후 정책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누구도 모릅니다. 심지어 본인조차도.. 그리하여 법안은 경합하는 의도와 복합적인 맥락 속에서 누더기가 된 채로 무대 위에 올라가지만 그럼에도 제 구실을 합니다. 머스크가 도지 갖다 오르락내리락 장난질 치며 그래프를 요동치게 해도 장기적으로는 우상향하듯.
- 다만 이 건은 해피하게 잘 풀린 건. 기초 연금은 노인이 정책 대상이고 누구나 장기적으로는 늙기에 이런 장기적인 우상향이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장의 정책적 개선이 시급한 의제일 경우 이런 정치적 진통과 지연이 사회 변화를 쫓아가지 못한다고 봐야겠죠. 아킬레우스도 나중에 뛰면 거북이를 못 쫓아가는데 이 경우는 선행주자가 아킬레우스고 후행주자가 거북이인 격. 그렇게 정치/법/의회와 사회/경제/문화의 거리는 벌어지기만 합니다.
- 그래서 '어느 정도'는 일모도원 도행역시의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모든 세부사항에 있어 결점 없이 멀끔하게 법안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럴수록 지연에 지연이 거듭되며 그렇게 법안이 입안될 기회는 영영 멀어지게 되죠. 때로는 아쉬워도 호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말하자면 고정된 본질보다 움직이는 '시간'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것. 물론 이 경우 '어느 정도'의 기준은 그때그때 다르므로 정적인 원칙에 얽매이기보다는 여러 복잡다난한 요인들의 가중치를 적절하게 정성적으로 분별하여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동적인 사려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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