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 Date | 26/04/30 17:49:11수정됨 |
| Name | 알료사 |
| Subject | AI 접바둑 |
|
AI의 바둑 실력이 아무리 좋아진다 해도 일반적인 프로기사에게 5점을 깔고 이긴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읍니다. 바둑판은 19x19라는 한정된 공간입니다. 5점을 깔면 바둑판의 네 귀와 천원(정중앙)을 인간이 먼저 점령하고 시작합니다. 프로 기사는 이 5점의 우위를 바탕으로 판을 아주 단조롭고 안전하게 이끌 능력이 있습니다. AI는 기본적으로 승률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둡니다. 5점 접바둑을 시작하면 AI가 인식하는 자신의 승율은0.000...1%에 가깝습니다. 이런 상황이 되면 AI는 상대의 실수를 유발하기 위해 무리한 수를 둬야 하는데 프로기사는 이런 뻔한 무리수만 징벌하거나 안전하게 피하면서 차이를 유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AI의 강함은 깊이와 정교함이지 공간 점유라는 물리적 법칙을 허물수는 없으니까요. 고정된 규칙과 완전정보라는 자기완결적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최적화로는 5점이라는 불리함을 타개하기 어렵읍니다. 그렇다면 내가 5점을 미리 깔아서 안전하다는 인간의 방심 - 혹은 집 차이의 여유가 조금씩 줄어들 때 밀려오는 공포심을 AI가 파고들 수 있다면 어떨까요? 인간의 실수, 인간의 심리, 후속진행의 한계 등 맥락이 달라진 최적성의 의미를 AI가 캐치할 수 있다면? KataGo나 AlphaGo 같은 엔진은 이론적으로는 최선수를 찾습니다. 그런데 인간끼리의 실전에서는 종종 이런 말이 있습니다. “AI 최선수보다, 사람이 가장 싫어하는 수가 더 강하다.” 예를 들어 객관적으로는 약간 손해지만 매우 복잡한 수, 상대가 정확히 읽기 어려운 변화, 심리적으로 무너지기 쉬운 형태, 끝없이 선택을 강요하는 압박형 진행.. 이런 수들은 승률 그래프보다 실전 승리를 더 자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5점을 미리 깔아둔 인간은 <내가 원래 유리하다> <안전하게만 가면 된다>라는 심리를 갖습니다. 이 심리는 강력하지만 동시에 독입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조금만 차이가 줄어들어도 불안해지고 ‘원래 이겨야 하는 판’에서 변수가 생길 때 더 크게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우세한 사람만이 느끼는 두려움이 생깁니다. 이건 호선보다 훨씬 큰 심리적 변수입니다. 감정이 개입되면 과잉 안전운행과 과잉 수습 시도가 일어납니다. 19×19라는 바둑판의 물리적 제한 속에서 인간의 불안으로 열려버린 심리적 공간을 AI는 무심하게 활용할 수 있읍니다. 지금까지 인간은 AI의 우월함을 수학적 확율 계산 능력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지금부터 AI가 가지게 될 능력은 심리 압박의 설계에 가까우며 이것은 인지전(cognitive warfare)의 영역입니다. 이제 AI는 "어차피 질 확률이 99%라면, 가장 많이 이길 가능성이 있는 수보다 상대방이 실수했을 때 손실이 가장 큰 복잡한 덫을 구상합니다." 프로 기사가 판을 정리하지 못하도록 끊임없이 전단을 만듭니다. 인간은 안전한 길을 찾으려 하지만 AI는 그 길목마다 수만 가지 변화수가 숨어있는 복합적인 함정을 설치하는 것입니다. AI가 인간의 공포나 방심을 직접 느끼는건 아닙니다. 인간이 실수할 확률이 높은 국면을 데이터적으로 파악합니다. 인간 프로 기사는 수읽기의 정확도가 매우 높지만, 동시에 고려해야 할 '대마의 생사'가 3~4군데로 늘어나면 정보 처리에 과부하가 걸리며 수읽기 에너지가 고갈됩니다. AI는 바로 이 지점, 인간의 인지적 한계를 파악해 판을 흔듭니다. "이걸 역전당한다고?"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평정심을 잃고 평소라면 하지 않을 실수를 저지르죠. AI는 감정이 없기에 인간이 흔들리는 그 찰나는 바둑에서 결정되지 않은 공간(Uncertainty)'으로 무한에 가까운 상호작용 가능성이 나타납니다. AI는 이 빈 공간에서 인간이 도저히 계산할 수 없는 효율을 뽑아냅니다. 인간이 "이 정도면 안전하다"고 믿는 수순 속에 AI가 심어놓은 '시한폭탄'이 50수 뒤에 터지는 식입니다. 5점의 우위는 절대적이지만, 그 우위를 지키기 위해 인간이 내려야 하는 200번의 결정 중 단 한 번이라도 치명적 오류가 발생하도록 데이터를 마치 심리공략처럼 다룰 수 있는 진전이 이루어졌읍니다. 이는 현재의 AI가 인상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실제 사용 환경에서는 반복적으로 실패와 한계를 드러냈던 부분을 상당히 보완해줄 것입니다. 이상 접바둑에 대한 쳇가와의 질의응답 정리였읍니다. https://youtu.be/gQF1yOj-HA0?si=CorK6Xf_iwpt26Z8 ![]() 충격에 빠진 바둑갤러리 1
이 게시판에 등록된 알료사님의 최근 게시물
|
|
